4일 블룸버그통신은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가 전날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선과 관련해 “(멕시코에) 불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멕시코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수 있다”며 “재무장관과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멕시코는 멕시코 이민자와 자유무역에 적대적인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이 멕시코 경제에 몰고 올 충격에 대해 극도의 경계감을 표출해왔다.
시장에서는 멕시코 당국이 페소화 가치 급락을 저지하기 위해 큰 폭의 금리 인상과 재정지출 삭감,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동성 지원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일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올 들어 지난 1일 현재 달러화 대비 11%나 급락해 주요국 통화로는 영국 파운드화 다음으로 가파른 낙폭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요동치는 것은 페소화뿐이 아니다. 주요10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산정한 블룸버그 달러화지수는 3일 현재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일본 엔화 가치는 4일 도쿄시장에서 장중 102.84엔까지 급등했다. 공포지수는 전날보다 14.3%나 상승한 22.08을 기록해 지난달 28일 클린턴의 e메일 재수사 소식이 전해진 뒤 36.4%나 치솟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해 2008년 이래 최장 하락세를 기록한 반면 현금성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는 2일까지 일주일 새 360억달러 이상이 몰렸다며 대선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의 현금보유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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