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소감을 전한 자리에서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힌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이어 “난 총리님의 말씀은 잘 모른다”면서도 “최순실 사건에 대해 추호도 국민들의 의심이 없도록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똑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날 김 총리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가능 여부 논란에 대해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며 “재직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규정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지만 저는 수사와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국가원수인 만큼 그 절차나 방법에 있어서만큼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 비서실장이 ‘국민들의 의심이 없도록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똑같은 생각’이라고 한 것은 검찰 수사의 진행 상황에 따라 박 대통령이 조사에 응할 수 있다는 청와대 측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한 비서실장은 이날 박 대통령으로부터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데 대한 소회와 관련해서는 “1999년 김대중 대통령 때 1년 10개월 동안 비서실장을 했고 지금 두 번째 하게 돼 감회가 깊다”며 “50여년 동안 정치역정을 해오면서 나보다도 당과 집단, 당과 집단보다는 국가라는 차원에서 활동해 왔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게 훌륭한 점은 없었지만 과거 IMF 때 노사정 대타협이나 민화협 등 통일문제 등에서 소신껏 일해왔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에 와서도 박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대통령으로서 잘 일할 수 있게 보필할 수 있는 것이 어려운 시기에 제가 할 일 아닌가 생각해서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한 비서실장은 앞으로의 다짐과 관련해 “지금 굉장히 엄중한 시기이고 개인적으로 볼 때는 참으로 어려운 시기다. 국민들이 분노하고 불신이 팽배해 있는 사회적 상황”이라며 “우리 사회가 바르게 갈 수 있도록 어려운 정국을 돌파하는데 있어서 신뢰를 회복하고 대통령에게 민의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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