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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통제되지 않은 권력, '최순실 게이트'의 전말은?

‘추적60분’ 통제되지 않은 권력, 최순실 게이트의 전말은?




‘추적60분’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다뤘다.

2일 방송된 KBS2 ‘추적60분’에서는 ‘최순실의 국정농단, 대한민국을 삼키다’가 전파를 탔다.

대한민국을 충격과 혼란에 빠트린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 딸 정유라의 대학 입시 및 학사 특혜 의혹에서 재단법인을 통한 수백억원대의 자금 사유화 의혹, 국정 개입 의혹에 이르기까지, ‘최순실 게이트’는 권력의 실세 앞에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무력한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재 최순실 씨는 검찰에 긴급체포돼 구속된 상태. 하지만 국민의 분노는, 이제 국가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최순실 게이트’, 그 실체를 추적한다.

1998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2007년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 경선 등, 박근혜 대통령의 굵직한 정치적 변곡점에는 항상 최순실 씨와 그의 부친 고 최태민 씨에 대한 의혹이 따라다녔다. 고 최태민 씨의 권력을 이어받은, 다섯 번째 딸 최순실, 그들의 연결고리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많은 도움을 받으셔서 고난을 이긴 경험이 있었으니까 최태민 목사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최순실 씨에게) 좀 기대고 위로를 받았을 겁니다”

- 채병률 前 대한구국봉사단 총재 특별보좌관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최순실 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첫 만남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대한구국선교단 시절부터 두 사람을 지켜봐왔다는 채병률 대한구국봉사단 총재 특별보좌관.

그의 증언에 따르면 육영수 여사가 피살된 뒤 고 최태민 씨가 당시 20대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적 멘토 역할을 했다는데, 영부인 역할을 대신하던 20대 시절,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 씨가 총재로 있던 ‘대한구국선교단(이후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으로 개명)’의 명예총재로 임명됐고, 최태민 씨의 다섯 번째 딸인 최순실 씨가 ‘새마음봉사단’의 대학생 총연합회장을 맡으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됐다는 것.

1987년 육영재단 분규, 1998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2006년 커터칼 피습 사건, 2007년 17대 대선 한나라당 경선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순간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곁을 지켰던 최씨의 존재가 지금껏 가려져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각 시기마다 최순실씨를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40년을 재구성해본다.

최순실 씨의 권력은 딸 정유라 씨에 대한 특혜 의혹에서 생생히 드러난다. 석연치 않은 국가대표 선발전 결과에서부터 이화여대 특례 입학, 잇따른 학사관리와 학점 특혜 의혹까지, 이 모든 것이 단지 수많은 우연이 만들어낸 결과일까.

출석도 하지 않고, 수준 이하의 과제물을 내고도 정씨의 학점은 올라만 갔다.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도 특혜는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대학. 개교 130년만에 처음으로 교수들마저 단체로 총장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서면서, 결국 총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청년 문제를 뒤돌아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청년을 우롱하고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 시국선언 中

최순실의 영향력은 학계에만 미친 것이 아니다. 문체부로부터 이례적으로 단 하루 만에 초고속 설립 허가를 받은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 설립 두 달 만에 국내 굴지의 기업들에게서 8백억 원에 가까운 출연금을 모금하고, 대통령 해외순방 일정에도 동행할 만큼 빠르게 성장한 두 재단의 배후에 바로 최순실이 있었다는 것.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고, 의상의 색까지 일일이 골라주고, 인사와 국가 예산, 각종 정책에까지 개입했다는 의혹이 연달아 터져나오면서, 관련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이 소환되고,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문고리 3인방이 사표를 제출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끝은 과연 어디인가.

한국에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적인 의혹이 떠오르고 얼마 후, 당시 최순실, 정유라 모녀가 머물던 독일의 슈미텐 시에는 수상한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차에서 남자가 뛰어나왔는데 한국 남자 같았어요. 어두운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제 차의 창문을 내리라고 했는데 저 혼자 차에 있어서 겁이 났습니다. 그 남자가 손짓을 해서 창문을 조금 내렸습니다. 그러자 영어로 한국인이 사는 집을 물었습니다”

-이웃 주민

최순실 모녀가 머물렀던 거주지의 이웃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예닐곱 명의 건장한 남자가 모녀의 집을 드나들었다고 증언했다. 이 때부터 최순실은 누군가의 비호를 받고 있었던 것일까.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이웃 주민은 제작진에게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영문과 숫자가 적힌 종이였다. 아무래도 수상해보여 드나드는 차량의 번호를 적어둔 것이라는 것! “HG CS 623” 독일 일부 지역의 경우 번호판에 사는 지역을 의무로 표기하게 돼 있고 이후 이니셜과 숫자는 본인이 정할 수 있다.

최순실 씨 명의의 토지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 본 결과, 해당 차량 번호와 최씨의 이름, 영문 이니셜과 생일을 조합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차량 등록 주소지에서 취재진은 익숙한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곳에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또 모녀 주변에 머물던 수상한 남자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진=KBS 제공]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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