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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英·EU는 세금 깎아주면서 기업 쟁탈전 벌이는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후 영국과 유럽연합(EU)의 기업 쟁탈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프랑스·독일 등 EU 국가들은 앞다퉈 영국기업유치단을 꾸려 소득세 감면이나 부유세 유예조치 같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놓으며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맞서 영국은 EU 탈퇴 후에도 ‘세계 자유무역의 횃불’로 남을 것이라며 동요하는 외국 기업들의 잔류를 호소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외국 기업 쟁탈전에 정부 관료는 물론 정치권까지 발 벗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잇따라 총리관저로 초청해 투자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프랑스는 유력 정치인과 기업인들로 구성된 투자유치단을 만들어 원스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독일은 자유로운 인력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노동법까지 고친다고 한다. 유럽 정치 리더들은 소속정당에 관계없이 기업이 없으면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현실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우리 기업들은 자유로운 투자환경은커녕 세금폭탄에다 규제 올가미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다. 여기다 ‘최순실 사태’의 엉뚱한 불똥까지 튀면서 숱한 대기업 관계자들이 연일 검찰에 불려다니며 치도곤을 당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심지어 청와대 수석들이 기업 활동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비선의 사익을 챙기느라 기업을 옥죄고 흔들었다는 증언마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내년 경영계획 마련은 엄두도 못 낸다는 재계의 아우성이 터져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은 기업들이 오로지 경영에만 전념해도 살아남기 힘든 시대다. 그런데도 정권 말이면 어김없이 기업을 정치 희생양으로 삼아 뒤흔드니 한국에서는 경영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오게 마련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마음 놓고 투자하는 남의 나라를 부러워해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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