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은행 중 하나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Brexit)에 대비해 유럽사업본부를 영국에서 네덜란드로 옮긴다. 일본 금융계에서는 미쓰비시도쿄UFJ를 시작으로 메가뱅크의 ‘탈영국’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도쿄UFJ는 이르면 내년 5월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 영국을 제외한 독일과 프랑스·스페인 등 유럽 내 10여개 거점을 관할하는 유럽총괄본부를 설치한다. 은행 측은 대신 지금까지 유럽 사업을 아우르던 영국 런던본부는 영국·중동·아프리카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은행 측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후에도 유럽 사업을 원활하게 운영하려면 EU 회원국 내에 총괄거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은행 측의 이 같은 방침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년 3월부터 EU와 본격적인 브렉시트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을 공표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만약 영국이 EU에서 완전히 분리될 경우 회원국 어디라도 본사나 지사를 설립하면 다른 회원국에서도 동일한 조건으로 자유롭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패스포팅 권리’를 잃게 돼 EU 역내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내 다른 메가뱅크들도 브렉시트에 대비한 사업재편에 들어갔다. 요미우리는 또 다른 3대 은행인 미즈호은행이 연내 네덜란드의 기존 거점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쓰이스미토모 은행도 브렉시트 대응책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본계 증권이나 보험업계는 영국과 EU와의 협상 과정을 좀 더 지켜본 후 유럽본사 이전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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