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재단 인사 과정에 개입한 의혹이 제기됐다. 2일 한겨레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발언을 통해 박 대통령이 미르재단 인사를 직접 지시한 정황을 보도했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월4일 안종범 수석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대통령께서 사무총장님의 안부를 물으시며,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는 뜻을 전하라고 하신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내가 다시 ‘대통령께서 정말 그렇게 말씀하신 게 맞냐’고 반문했더니 ‘그렇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은 박 대통령과 함께 멕시코 순방 일정을 수행하고 있었다. 해외 순방으로 바쁜 와중에도 직접 국제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뜻을 전할 만큼 미르재단에 대통령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어 이 전 사무총장은 “그래서 내가 ‘잘 알겠다’고 했다. 안 수석이 ‘미리 알고 있는 게 좋을 거 같아 얘기한다. 나중에 귀국해서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 수석은 그달 16일 이 사무총장과 만나 사퇴 의사를 다시 확인받았고, 두 달 여 뒤인 6월 29일 이 사무총장은 직위해제됐다.
이 전 사무총장은 한겨레에 그간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안 수석이 전화를 해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K스포츠 재단의 정현식 전 사무총장도 한겨레에 안 수석이 재단 운영과 관련해 대통령의 관심사항을 전해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재단 운영과 인사 과정까지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찰이 직접 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