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한반도 전쟁을 경고하고 나섰다. 핵과 미사일 능력을 키우는 북한에 대한 경고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공백이 이어지는 등 어수선한 가운데 한반도 긴장까지 높아지는 분위기다.
브룩스 사령관은 1일 “피해야겠지만 전쟁을 해야만 하는 순간에 대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이 이토록 강도 높게 전쟁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날 이순진 합참의장과 함께 괌에 배치된 미국 전략무기를 둘러본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김정은 정권이 현재 방향으로만 나아갔을 경우 사후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이러한 위험한 활동들을 계속함으로써 한반도에 위기 상황을 초래할 경우 전략자산(무기)들을 전개함으로써 한반도의 해상에서, 해안에서, 공중에서, 필요하다면 영토에서 우리의 전략 능력을 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의 도발이 추가적으로 있을 경우 우리 한미동맹은 갖추고 있는 모든 재래식 능력을 통합해서, 그리고 국제사회, 특히 유엔사 전력 제공국이 갖추고 있는 능력을 모두 통합함으로써 가장 효과적인 대응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순진 합참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고집한다면 모든 군사적 옵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가 긴밀히 협조해 강력하게 대응함으로써 북한 핵을 저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군 당국이 대북 선제타격 등 모든 군사적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경고 발언으로 분석된다.
이 의장은 “북한의 핵 개발 포기 결심은 김정은의 결단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이라며 “핵 개발에 어마어마한 비용을 감당해야 하고 완성한다 하더라도 전략적 이익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앞으로도 맞춤형 억제전력의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해 미국 확장억제 전력의 상시 순환배치 검토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장과 브룩스 사령관의 기자회견은 괌에 배치된 미국 전략핵잠수함인 펜실베이니아호(SSBN-735) 앞에서 진행됐다. 미국은 괌 기지를 방문한 이 의장에게 사드 기지와 전략핵잠수함, B-1B 전략폭격기 등을 공개했다. 이들 전략무기는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되는 대표적인 확장억제 전력이다. 펜실베이니아호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트라이던트 D-5’ 24발을 탑재하고 있어 어디서든 평양의 핵심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의장과 브룩스 사령관의 괌 기지 방문에는 미국 국방부와 전략사령부, 태평양사령부 대표들이 동행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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