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의 ‘비선실세’로 국정농단 파문을 일으킨 ‘최순실(60) 사태’에 대해 분노한 민심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1일 서초경찰서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포클레인을 몰고 들어가 경비원을 다치게 하고 시설물을 파손한 정모(45)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날 오전8시20분께 대검찰청 청사 정문으로 굴착기를 몰고 들어가 청사 경비원 주모(60)씨를 치어 옆구리와 다리 등을 다치게 하고 청사 출입문과 차량안내기 등 시설물을 파손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정씨는 “최순실이 죽을죄를 지었다고 했으니 내가 죽는 것을 도와주러 왔다”며 검찰의 수사를 받는 최순실씨 때문에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부산에서는 주택 담벼락과 지하철 역사에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낙서가 발견됐다.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금정구 장전동 주택가 담벼락과 인근 부산도시철도 1호선 장전역 역사 외부 20여곳에 붉은색 페인트로 ‘나와라 최순실 박근혜 탄핵’ ‘박근혜 하야’ 등의 낙서가 발견됐다.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은 방송과 인터넷상에서 풍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15’에서는 여주인공이 제주도 승마장에서 우연히 사기꾼을 발견하고는 말을 타고 쫓아가는 장면이 나왔다. 이때 화면에는 “말 타고 ‘이대’로 가면 안 돼요” “말 좀 타셨나 봐요? 리포트 제출 안 해도 B 학점 이상”이라는 자막이 나오며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MBC ‘무한도전’에서는 “상공을 수놓은 오방색 풍선”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출발”이라는 자막이, SBS ‘런닝맨’에서는 “순하고 실한 주인 놀리는 하바타” 등의 자막이 나오며 현실을 꼬집었다. 인터넷상에서도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풍자한 고려대생의 ‘박공주헌정시’에 이어 연세대생의 ‘공주전’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핼러윈데이 코스프레로 최순실씨 복장을 한 시민의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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