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2시 KBS 별관에서는 <국시집 여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주인공 박병은, 전혜빈과 김민경 연출이 참석했다.
드라마스페셜 <국시집 여자>는 소설가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한 진우가 우연히 만난 여자 미진과 안동에서 벌어지게 되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김민경 PD는 “한 남자가 우연히 안동을 방문해서 소설을 핑계로 한 여자에게 다가가는 이야기다. 설렘을 담은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저희 드라마만의 독특한 설렘이 있다.”며 설명했다.
여주인공 미진을 연기한 전혜빈은 “이 작품은 밍밍하지만 깊은 맛이 있는 평양냉면 같은 작품이다. 방송 시작하면 정말 끝나는 것 같아서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만큼 여운이 많이 남는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박병은 역시 “2년 전 <괴물>이라는 단막극을 했을 때, 그때의 과정들이나 결과물이 좋아서 이번 단막극도 기분 좋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이어 “두 사람 사이의 만남이 흔히 말하는 불륜이라기보다는 진우라는 인물이 사람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하고 표현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박병은이 언급한 것처럼, 두 남녀의 만남이 자칫 불륜을 미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국시집 여자>는 로맨스는 아니지만 로맨스가 아닌 것도 아닌,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아무 것도 아닌 사이도 아닌 관계. 이런 관계를 섬세하게 포착해 케미를 이끈다.
김민경 PD는 이에 대해 “속도감도 있고 끊임없이 웃을 수 있는 잔재미들이 있다. 이 사람들의 관계는 그야말로 애매한 관계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치명적이게 다가오는 이야기 같다. 맨 마지막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애매한 감정들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배경이 안동이니만큼 이 작품은 병산서원, 도산서원, 하회마을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안동의 명소들을 담았다. 고즈넉한 풍경이 두 남녀의 알쏭달쏭한 관계와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김민경 PD는 “이정도로 안동이 좋은 장소일 줄은 몰랐다. 제주도처럼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나만의 공간 같은 조용함과 우아함이 있는 곳이었다.”고 소개했다.
박병은 역시 “이번에 국시집 건물 자체가 20년 전부터 낚시를 다니던 곳이었다. 고향집 온 것 같은 마음으로 촬영했다. 촬영을 했던 장소들이 대부분 추억이 많이 서린 장소들이다. 그런 곳에서 촬영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낸 느낌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창 더울 때 모기와 사투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말문을 연 전혜빈은 “정말 너무 더웠다. 하지만 날씨와 바람이 주는 느낌이 신과 절묘하게 들어맞아서 촬영 내내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고 전하며, “감독님께 잘 편집해서 칸 영화제에 보내자고 얘기했다. 처음 러브레터 쓰는 사람의 마음처럼 3주 내내 이 작품과 사랑에 빠졌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전혜빈은 1회 출연임에도 작품을 위해 그동안 고수해 오던 긴 머리를 자르기도.
한편, 단막극 특유의 호흡과 정서를 담아 전개하면서도 결말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드라마 <국시집 여자>는 11월 6일 밤 11시 40분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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