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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원자재 투기 광풍...경고음 커지는 中 자산버블

"마땅한 실물 투자처 없다"

시중에 풀린 자금 대거 이동

채권거래 폭증·철광석값 급등

신규 분양가 17개월째 상승

자산 연쇄 버블 우려 고조

집구매 위해 위장이혼·결혼 성행

당국 보유세 도입 등 통제책 예고

지난달 초 주요 지방도시 경제정책 당국자들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직접 하달한 것으로 알려진 특별 지시사항이 내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시 베이징 회의에 참석한 지방 고위당국자 메모를 인용해 시 주석이 1~2선 도시의 부동산 거품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일부 중국 매체들은 리 총리가 “집값을 잡지 못하는 지방 관리들은 응당한 책임을 지우겠다”며 강한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고 보도했다. “급등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을 잡아 과열된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라”는 중앙정부의 특별지시는 지방 경제 당국자들에게 곧바로 전해졌고 베이징 등 주요 도시들은 입을 맞춘 듯 부동산 억제책을 쏟아냈다.





둔화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대거 시중에 풀린 자금이 부동산 시장과 원자재 시장에 몰리면서 중국 자산 시장에 연쇄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0월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20여개 중국 주요 도시에서 발표된 부동산 가격 통제 대책은 부동산 거품 붕괴와 이에 따른 경제 파장을 우려한 중국 최고층의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중국 안팎 매체들의 중론이다.

◇뭉칫돈, 채권 떠나 원자재로=WSJ는 중국 주식 시장의 지난해 하반기 버블 붕괴 이후 투기세력들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채권과 원자재·부동산 시장 등 고수익이 날 수 있는 곳에 뭉칫돈을 쏟아붓고 있다며 중국의 자산 시장이 연쇄적인 투기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연초 주식 시장의 대안으로 채권 시장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채권 거래 규모는 최근 실제 채권자산(7조달러)의 2.5배까지 부풀어 올랐다. 당국의 채권 시장 견제가 강해지자 투기자금은 원자재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만 해도 철강 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급락했던 철광석 선물 가격이 올 4월에는 50% 가까이 폭등했다. 5월에는 돼지 사료로 쓰는 대두(콩기름 부산물) 3개월물 계약 가격은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연초 대비 40% 급등했다.



중국 당국이 특별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도 뛰기 시작했고 돼지 사료 가격도 연쇄적으로 치솟았다. 최근에는 철강 업체의 회복 기미에 철강 고로에 쓰이는 석탄 가격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다. 중국 석탄 가격의 벤치마크 지수인 보하이권 기관용 석탄 지수는 지난주 톤당 593위안까지 올라 올해 들어 약 60% 급등했다.

◇부동산 투기 광풍에 위장이혼·결혼까지=버블 우려가 가장 심각한 곳은 부동산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9월 70대 주요 도시 신규 주택 가격 평균 상승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2%를 기록해 올 들어 최고치였던 8월 상승률(9.2%)을 넘어섰다. 중국 최대 성장 도시인 선전의 경우 지난해 아파트 가격은 47.5% 뛰었다. 올해도 9월까지 34.1% 올랐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 집값도 이 기간 각각 27.8%, 32.7% 상승하며 중국 부동산 가격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제한을 피해 위장이혼 사례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베이징에서는 베이징 호적을 가진 사람에게 유리한 주택 구매 조건을 맞추기 위해 위장결혼이 성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부동산 과열이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되는 실정이다. 부동산 조사기관인 차이나인덱스아카데미에 따르면 9월 신규 분양주택 가격은 ㎡당 1만2,617위안으로 전달보다 2.17% 오르며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선전의 자산운용사인 퍼스트시프런트의 양더룽 수석이코노미스트 “중국 실물경제에는 사실상 투자할 마땅한 곳이 없다”면서 “시중의 부동자금이 이른바 가상경제로 흘러들어 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중국 투자은행(IB)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최근 보고서에서 당국이 부동산 거품을 우려해 조만간 부동산 보유세 입법 등 부동산 가격 급등을 견제하는 조치들을 발표할 것이라며 중국 부동산 시장은 내년 2·4분기부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경영대학 교수는 “소규모 거품이 연쇄적으로 꼬리를 잇는다면 이는 거품경제의 강력한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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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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