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남부와 서부 등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총 17명이 사망했다.
31일 유에스에이투데이(USA today)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8일부터 이날 이른 새벽 사이 시카고에서 발생한 총격 사상자 수는 59명으로 ‘최악의 총기사고 주말’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수립했다. 이 기간 같은 도시 북부에서는 71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오른 시카고 컵스의 홈경기 3연전이 펼쳐졌다. 도시 전역이 스포츠 축제 열기로 가득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총격전이 끊이지 않은 셈이다.
사망자 가운데 20세 미만이 7명 포함돼있다. 이 가운데는 짐 나르는 아버지를 돕다가 총에 맞은 14세 소년 디마코 웹스터와, 달리는 차 안에서 발사된 총에 각각 맞은 17세 쌍둥이 형제 에드윈·에드워드 브라이언트도 포함돼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 시카고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수는 최소 63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7건 더 늘었다. 부상자를 포함한 총기 사고 피해자 수는 총 3,66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06명이나 더 많다.
시카고 내 총기 사고는 도시 북부와 북서부를 제외한 지역, 특히 범죄조직(갱)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남부와 서부에 집중돼 발생했으나 점차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정치권과 경찰이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에디 존슨 시카고 경찰청장은 지난 주말 총기 사고 실태에 대해 “쾌적한 날씨와 월드시리즈 경기, 핼러윈데이 기념 파티 등으로 많은 사람이 늦은 시간까지 거리에 나와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실제 대부분의 사건은 범죄조직과 연관돼있다”며 “브라이언트 쌍둥이 형제의 경우 학교에서 우등생이고, 갱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지 않지만, 갱 조직에 연루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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