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 운용업계의 운용자산이 수익성 악화 탓에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펀드 전문매체인 펜션&인베스트먼트와 글로벌 컨설팅업체 윌리스타워왓슨에 따르면 전 세계 500대 자산운용사의 총 운용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76조7,000억달러로 전년 대비 약 1조4,000억달러, 1.8% 감소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500대 펀드 운용사의 자산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운용자산의 감소는 대거 자금회수에 나선 국부펀드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이들이 회수한 자금은 465억달러로 전체의 3%가 넘었다. 이 같은 환매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보다 많은 것이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가 재정이 빡빡해진 산유국 국부펀드들이 주로 환매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는 미국보다 유럽 펀드업계의 운용자산 감소세가 더 두드러졌다. 미국 주요 펀드의 운용자산은 지난해 말 44조달러로 한 해 전에 비해 1.1% 줄었지만 유럽 펀드업계는 25조1000억달러로 3.3% 감소했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루바 니쿨리나 윌리스타워왓슨 애널리스트는 “경기둔화가 투자성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동시에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이 자산운용능력을 국제화하며 사업모델을 재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펀드업계의 운용자산 감소라는 현상은 외부 펀드 의존도를 낮추려는 투자성향과 환율 변동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중개업체 누미스의 데이비드 맥캔 애널리스트도 “자산운용업계에 지난 몇 년은 힘든 시기였지만 불행히도 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 18개월간 펀드업계의 유기적 성장이 췄으며 개별 업체의 이윤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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