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위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9월 해병 소위로 임관해 함경남도 영흥만 인근에 있는 황토도 주둔 해병대에 소대장으로 부임했다. 황토도는 아군의 해상 봉쇄선상에 있던 전략적 요충지로 북한군은 섬을 탈환하기 위해 두 차례 기습공격을 펼쳤으나 이 중위가 이끄는 해병 소대는 이를 막아냈다.
설욕에 나선 북한군은 1951년 11월29일 1개 대대 병력을 동원해 황토도를 향해 대규모 공격을 시도했다. 이 중위의 소대는 무전기가 파손돼 아군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으나 좀처럼 물러서지 않았고 북한군의 집중포격을 받은 이 중위는 장렬하게 전사했다. 소대장의 최후를 목격한 해병들은 분노에 차 목숨을 걸고 싸웠고 결국 북한군을 격멸하는 데 성공했다. 1개 소대 병력으로 적의 대대를 막아낸 것이다.
이 중위는 대한제국 시대부터 국난 극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자 가문 출신으로 증조부 이남규, 조부 이충구, 부친 이승복 선생과 함께 현충원에 안장돼 있다./권홍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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