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거국중립내각을 수용하면서 차기 내각 수장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친박계가 하마평을 흘리며 여론을 조성하는 분위기다. 참여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전 더민주 고문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셋의 공통점은 야권인사임에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비판적이고 개헌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는 점이다.
최근 여권에서는 김 전 장관에 대한 우호 분위기가 확산되는 추세다. 김 전 장관은 31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제안을 받은적 없다”고 답했다. 그는 “참여정부에서부터 지금까지 총리 하마평에 5번을 오르락내리락했다”며 “허공에 뜬 소문 정도”라고 답했다. 청와대나 책임 있는 여권 고위 지도부로부터는 뚜렷한 제안이 아직은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면서 “여당 인사들과는 자주 연락하고 있다”며 “식사를 하자고 연락하거나 총리 한번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덕담을 나누는 사이”라고 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대표가 추천을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 원내대표와는 자주 통화하는 사이”라며 “총선 직후 정 원내대표의 부탁으로 새누리당에서 강의를 했는데 그것 때문에 정 원내대표가 곤란한 적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자신의 이름을 총리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될 일도 안 된다”며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친박계가 김종인 전 대표를 추천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정종섭 새누리당 의원 등 지난 대선 박근혜 캠프에서 정책을 담당했던 친박 인사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개헌 추진을 위한 전권이 보장이 된다면 총리 직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중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이후 친박 주류가 김 전 대표에게 행했던 ‘토사구팽’ 식의 행태를 경계하면서 정국 전환용이 아닌 국가 컨트롤타워 회복을 위한 실권을 준다면 김 전 대표가 나설 수 있다는 주변 인사들의 언급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출신으로 여권 인맥도 두터운 손학규 전 고문도 물망에 오르내린다.
일각에서는 친박이 거국중립내각 구성과 총리 임명을 주도하는 것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김 전 장관의 경우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수락 직전에 와있었고 김 전 대표 역시 더민주 현역 의원이기 때문에 당의 의중과 다르게 총리직을 수용할 경우 내부의 반발에 직면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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