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세종역 설치 여부를 놓고 충청권 지방자치단체 간 다툼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KTX 오송역을 보유한 충북도의 반발이 강하다. KTX 공주역이 있는 공주시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내놓고 있다.
26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충북도와 청주시, 공주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현재 진행 중인 KTX 세종역 설치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의 즉각적 중단을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충북도와 청주시, 공주시는 오송역과 공주역 간 거리가 44㎞에 불과한데 중간에 세종역이 생기면 20㎞를 7분 달리고 다시 서야 한다며 2~5분을 단축하기 위해 500억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투입, 역사를 건립하는 것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세종 간 소요시간은 현재 서울역~오송역 50분, 간선급행버스(BRT) 환승 등을 포함해 1시간 20분 정도다. 세종역이 신설될 경우 서울역~오송역 50분, 오송역 정차 및 이동시간 10~13분, BRT 환승 등 이동시간 15분을 합해 1시간 15~18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주시는 또 지난해 문을 연 공주역의 1일 평균 이용객이 500여명에 불과한데 세종역이 생길 경우 유령역으로 전락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충북도와 공주시는 수조원을 투입해 세종시 관문 역으로 오송역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는데다 3,000억원을 투자해 BRT 등 급행버스 체계를 구축해놓고 있는 상황에서 세종역 신설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충남도의회도 세종역 신설 반대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에는 충북도의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역 신설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는 인구 50만 자족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종역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세종시는 세종시민뿐만 아니라 대전 서북부 지역 주민들도 접근성 면에서 KTX 세종역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오송~광주, 서울~세종~광주 등의 방식으로 열차를 운행하게 되면 시간 단축 효과가 더욱 커지게 된다는 논리도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세종역 신설 갈등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지자체와 국회의원의 요구에 따라 조사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용역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입장이어서 세종역 신설 문제는 당분간 충청권의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을 전망이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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