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바티칸이 이달 말 중국 정부 관계자와 만나 서품권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중국은 최소 2명의 주교를 바티칸의 추인을 받아 임명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 관계자는 이를 인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자비의 희년이 끝나는 다음 달 20일 안으로 협상을 마무리 짓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바티칸은 지금까지 교황청 동의 없이 중국이 서품한 주교 4명을 바티칸이 공식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양측이 주교 서품권에 대한 해묵은 갈등을 끝내게 되면 양국의 수교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은 1951년 대만을 중국의 합법 정부로 승인하면서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과는 단교해왔다. 중국은 교황의 사제 및 주교 서품권을 인정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강행하면서 바티칸과 갈등을 빚어왔다. 서품권이 양측의 수교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 취임 이후 양국의 관계는 차츰 나아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장관이 “바티칸과 중국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해 양측의 수교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로 지하화돼 있는 중국 내 가톨릭 신자들이 양성화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내에서 중국의 합법 정부로 대만을 인정하는 유일한 나라인 바티칸마저 중국으로 기우면서 대만의 고립은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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