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결혼 언제할거니? 만나는 사람은 있니? ’ 30대에 접어든 미혼남녀 직장인들이라면 이 말들을 으레 들어봤을 것이다. 미혼남녀들이 꼽은 가장 듣기 싫은 그 단어, 바로 ‘결혼’이다. 최근 결혼적령기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은 꼭 안 해도 된다’는 경향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가연’이 실제 미혼남녀 총 400명을 대상으로 결혼 적령기를 물은 결과 남자는 33.0세, 여자는 30.5세로 조사됐다. 이는 10년 전인 결혼 적령기인 30.1세, 27.5세보다 각각 2.9세, 3.0세 높아진 수치며, 처음으로 미혼 남녀 모두 30대 선을 돌파했다. 지난 8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6년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7월 혼인건수는 2만 1,200건으로 전년동월대비 10.2%나 감소했다. 이는 2000년 이후를 기준으로 가장 적은 수준인 동시에 OECD 34개 회원국 중 미혼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 셈이다.
결혼적령기에 접어든 대한민국 미혼남녀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는 대체 뭘까. 서울경제신문의 디지털 브랜드 ‘서울경제썸’은 결혼적령기에 속하는 실제 30대 미혼남녀들을 만나 결혼에 대한 단상을 영화 예고편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봤다. 현재 성우를 준비하고 있는 취업 준비생 신세민(30)씨는 결혼에 대해 ‘좋은 사람있으면 하고, 없으면 굳이 안 해도 되는 것’ 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직장인 김준호(30)씨는 ‘실제 주변에서 내 또래에 결혼한 사람이 극소수이다 보니, 크게 압박감을 못느낀다’ 며 ‘현재 내 상황에서 결혼보단 자기계발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결혼이 망설여지는 이유에 대해 묻자, 직장인 임지성(35)씨는 ‘불안정한 미래, 불투명한 삶 때문’이라며 취업난, 경제난 등 결혼을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꼬집었다. 또한 직장인 유정아(30)씨는 ‘결혼식을 위해 장기적으로 소모되는 비용이 너무 많다’며 ‘아직까진 많은 돈과 시간을 나에게 좀 더 투자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네이버 아이디 ‘ jiyu****’는 ‘결혼이라.. 출발부터 빚인데 뭐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내 자식에게 힘든 미래를 물려주느니 혼자살다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이버 아이디 ‘sage****’는 ‘남자들은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이유인데 반해 여자들은 감정적 이유가 큰 것 같다’며 결혼에 대해 남녀의 다른 생각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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