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강석규 부장판사)는 국내 A은행 센터장으로 근무하다 숨진 이모(사망 당시 49세)씨의 부인 김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990년 A은행에 입사한 이씨는 탁월한 업무 실적으로 승진을 거듭하며 승승장구했다. 2013년 1월부터는 저조한 실적을 내던 서울 모 지점 금융센터장으로 발령받아 월별 실적을 1등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씨는 2014년 1월 직원들과 센터의 송별회 겸 승진자 축하 회식을 했다. 만취한 상태로 귀가한 이씨는 다음날 오전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추정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이씨의 부인은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법원은 “업무상 스트레스가 급성심근경색을 유발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빠른 승진 이면에 업무실적에 대한 심한 압박감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었다”며 “그로 인해 원형탈모증이 생겼고, 사망 무렵엔 업적평가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심한 자책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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