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는 누구인가
밀레니얼 세대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한 세대로 경제학자 닐 호우ㆍ윌리엄 스트라우스가 1991년 출간한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에서 처음 용어를 사용했다.
1980년 초부터 90년대 중반(20∼35세)에 태어난 이들은 청소년기부터 부모의 과보호 속에서 정보기술(IT)에 능통하고 대학 진학률이 높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사회에 진출해 구직에 어려움을 겪은 경제 침체기의 피해자기도 하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69)은 지난 2월 당시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버몬트)의 열렬 지지층인 밀레니얼 세대를 “부모 집 지하실에 거주하고, 배운 만큼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며 ‘대침체기의 자식들(the children of the Great Recession)’란 단어를 써 논란을 낳기도 했다.
현재 밀레니얼 세대는 7,500여만 명으로 미국 인구지도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핵심적인 경제활동인구에 속해있다.
△실질적인 소비에 주목하는 ‘small spender’
LAT는 밀레니얼 세대가 베이비부머ㆍX세대 등 이전 세대와 달리 대량소비를 하는 큰 손(Big spender)이 아닌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다른 계층에 비해 명품 브랜드에 관심이 덜 하며 소득이 낮아 실질적인 소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라는 용어를 창안한 경제학자 닐 호우도 “밀레니얼 세대들이 미국사회에 주력부대로 등장하면서 향후 미국의 과시적 소비성향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이들은 물질적 풍요보다는 여행이나 취미, 음식 등에 관심이 많고 이를 사회적 관계망(SNS)에 올려 공유하고 과시하는 것을 즐긴다. 게다가 ‘일벌레’인 베이비 부머와는 다르게 일에서의 성취감과 균형 잡힌 생활을 강조한다.
이 같은 소비 행태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소비자 지출로 유지하는 미국 경제에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니라고 LAT는 지적한다.
LAT는 또 이들은 고용 감소와 일자리 질 저하 등으로 평균 소득이 낮은 상황에서 높은 렌트비와 학자금을 부담할 여력이 안돼 내 집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 밀레니얼 세대 중에서 개인 집을 소유한 비율은 34%에 불과한 실정이다. 30년 전 35세 이하 내 집 소유자 비율이 40%를 웃돈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후퇴한 수치다.
밀레니얼 세대의 세 번째 특징은 이전 세대와는 달리 모험적으로 투자하지 않는단 점이다. 미국에서 20년 전 창업을 한 기업가 중 34세 이하가 34%였지만 최근 밀레니얼 세대에서 창업에 나선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이들은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처럼 신생 회사를 세우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 대기업에 들어가 안정된 샐러리맨이 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제너레이션 미’의 저자인 진 트웬지 샌디에이고 주립대 심리학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의 위험회피 심리는 어릴 적 학교와 부모의 과보호와 평준화된 교육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경제 불평등을 체감하고 과감하게 저항하는 세대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적 이슈에 민감하고 경제적 불평등에 강하게 저항한다.
이들은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경제정의 운동에 참여하며 전통적 정치를 외면하고 공동체 복지 문제에 좀 더 초점을 맞춘다. 이전 세대보다 자원봉사에 훨씬 참여율이 높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LAT는 전한다.
그 이유는 밀레니얼 세대가 미국의 경제적 계층이 분화한 여파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세대이기도 하단 점을 포함하기도 한다.
실제로 18∼34세 성인 가운데 백인 비율은 1990년 73%에서 2000년 63%로 하강 곡선을 그린 데 이어 최근에는 55.8%까지 떨어졌다.
LAT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를 바꾸는 ‘혁명가’들은 아니지만, 공동체 발전에 기반을 둔 사회ㆍ경제 정의를 추구해 향후 미국 경제 구조를 바꿀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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