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달아오른 부동산시장에 서울시의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압구정 일대 24개 단지를 6개 구역으로 묶으면서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을 공개했다. 시장에서는 상황을 지켜보자는 관망세 속에 단기간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 같은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시의 압구정 지구단위계획 발표 후 압구정 아파트 단지에서는 속속 매물이 나오고 있다.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인근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가격 상승을 기대해서 거둬들였던 매물을 다시 내놓고 있다”면서 “재건축이 단기간에 되긴 어렵다는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근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시세보다 5,000만원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왔다”면서도 “다만 전체적으로 가격 변동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세 하락을 확인하며 투자 시기를 엿보는 이들도 늘었다”고 전했다. 구현대 아파트 인근의 C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면서 “13일 주민공람 이후 본격적인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기대감으로 고공 행진하던 압구정 아파트 가격이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분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35층 제한에 묶이면 재건축 일반분양 수익이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를 고려했던 이들의 매물이 나와 가격 하락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이어질는 미지수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팀장은 “압구정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치가 높게 반영된 구역”이라면서 “가격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지구단위계획은 불확실성을 제거한 측면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호재”라고 말했다.
반면 양 실장은 “서울시의 규제는 악재로 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도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완기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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