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0.7% 저리로 중소기업대출 자금을 지원받아놓고 막상 중소기업에 대출을 제대로 해주고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한국은행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비율제도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대출비율제도는 은행이 대출증가액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도록 한 제도다.
은행별 중기비율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12년 13개 은행 중 6개(46.2%)가 비율을 지키지 않았으며 △2013년 7개 53.8% △2014년 8개 61.5% △2015년 8월 9개 75%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의 중기대출비율을 높이기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지난 2012년 9조원에서 올해 7월 25조원까지 늘렸으며 같은 기간 금리도 1.25%에서 0.75%로 크게 낮췄는데도 시중은행들은 비율을 준수하지 않았다.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이용해 0.75%의 저리 자금을 빌려 중소기업에 3%대로 대출해주고 있다.
이 의원은 “한국은행이 중기대출비율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혈세지원까지 하면서 왜 방치하고 있나”라며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시중은행이 중기대출비율을 준수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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