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지난 26일(현지시간) 1차 TV토론 승리의 효과로 도널드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은 29일 발표된 최신 여론조사 결과 승부처인 경합주에서 트럼프를 크게 앞섰다. 여론조사기관 퍼블릭폴리시폴링이 TV토론 다음날인 27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조사에서 클린턴은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 48%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45%)를 3%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경합주 중 중요성이 큰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클린턴은 지지율이 49%로 트럼프보다 4~5%포인트 높았다. 버지니아와 콜로라도에서는 6~7%포인트가량 격차를 벌려 트럼프를 제쳤다. 토론 전 오차범위지만 일부 추월을 허용했던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은 재역전하며 TV토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언론들도 속속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중립 성향인 전국 일간지 USA투데이가 이날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말라”며 창간 후 처음으로 사실상 클린턴 편에 섰다. 앞서 보수지인 애리조나리퍼블릭은 창간 126년 만에 처음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1차 TV토론에서 여성비하와 탈세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가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표적 불륜 상대인 모니카 르윈스키를 부각시키려는 전략도 노출됐다. CNN방송은 이날 과거 클린턴이 르윈스키 등 남편의 불륜 상대 여성들을 공격했던 사례를 지지자들이 거론하게 유도하자는 트럼프 선거캠프의 내부 전략메모를 입수해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공화당 내부에서는 “불륜 스캔들보다 경제 실패를 공격하는 것이 낫다”는 견해가 늘어나는 등 트럼프 캠프의 전략에 부정적인 분위기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