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에도 ‘고속수송선(HSV·High Speed Vessel)’이 도입된다.
군은 북한군의 서북 도서 기습 점령에 대비해 3시간 안에 증원 전력을 급파할 수 있는 HSV를 건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상륙함으로는 인천에서 백령도까지 병력을 수송하는 데 최고 속도로 달려도 6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HSV가 실전 배치되면 수송 시간을 2~3시간가량 앞당길 수 있다. 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HSV는 평시에는 시속 30노트(56㎞)로 달리다 작전 시에는 최고 45노트(83㎞)로 달릴 수 있다.
우리 군은 미 해군이 운용하는 HSV-2 스위프트함에 비해 배수량(1,668톤)은 작아도 속력은 동일하거나 더 빠른 HSV를 건조할 계획이다. 선체는 고속 항주에 유리하도록 쌍동형 선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29일 “북한군의 서북 도서 기습 강점에 대비한 군사대비책의 하나로 유사시 증원 전력을 서북 도서에 신속히 전개할 수 있는 HSV를 건조할 계획”이라며 “최근 소요군인 해군과 합동참모본부가 건조 결정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군은 HSV의 실전 배치 시기를 오는 2020년대 초반으로 잡고 있다. 군 당국이 HSV를 건조하기로 한 것은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이후 북한군이 서북 도서 기습 강점 등의 공세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북한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서해 남포 앞바다에 있는 섬을 서북 도서로 가상해 기습 상륙하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군은 북한군의 기습 강점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21일 해군·해병대 신속기동부대의 서북 도서 증원 훈련을 처음 실시한 바 있다. 해군·해병대 신속기동부대는 유사시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으로 24시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4,000명 규모의 연대급 부대로 3월 창설됐다.
HSV가 실전 배치되면 해군·해병대 신속기동부대를 주로 서북 도서 증원 전력으로 수송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 제3해병원정단(Ⅲ-MEF)이 한반도에 전개할 때 HSV 등을 타고 신속히 움직인다”면서 “미 해병대의 HSV와 유사한 기능을 발휘하는 고속전투주정을 건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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