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스폰서·수사무마 청탁’ 의혹을 받는 김형준(46) 부장검사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해 눈길을 끈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29일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청구한 김 부장검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한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대검 청사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김 부장검사는 수감자 신분이 돼 서울구치소로 옮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스폰서’ 동창 김모(46·구속)씨 등으로부터 수년간 5천만원 상당의 금품·향응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를 받던 김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지우거나 휴대전화를 없애라고 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킨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받았다.
김 부장검사의 이 같은 비위 사실은 70억원대 사기·횡령 혐의로 수배돼 도주하던 김씨가 이달 5일 ‘김 부장검사가 수사무마 청탁을 위해 내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검 검사들을 접촉했다’고 폭로하면서 밝혀졌다.
김 부장검사는 이와 함께 옛 검찰 동료 박모 변호사의 범죄 혐의를 무마하려 한 뒤 그에게 금전 편의를 얻거나, KB금융지주 임원에게 주기적 술접대를 받고 자회사 KB투자증권 수사동향을 흘렸다는 의혹도 받고있다.
검찰은 김씨의 폭로 후 특별감찰팀을 꾸리고 자택·사무실 압수수색과 김 부장검사·김씨 대질조사 등을 벌이고 그가 받은 금품·향응의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 등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하루 5∼6명의 참고인 조사와 김 부장검사, 김씨, 주변 인물의 통신·금융계좌 추적 등을 통해 김 부장검사와 김씨 사이에 뇌물성 금품이 오간 사실을 확인한다고 전했다.
이날 영장심사에서 김 부장검사는 금품·향응의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검사가 구속된 것은 김정주 NXC 회장으로부터 넥슨 주식 뇌물을 받은 혐의로 7월 구속기소 된 진경준 전 검사장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일.
검찰은 구속된 김 부장검사의 나머지 비위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내부 징계 절차를 밟아 최대 해임 조처까지 내린다는 계획이다.
[사진=TV조선 뉴스화면 캡처]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