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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유엔총회서 역사적 첫 연설

로힝야족 문제서는 '미묘한 입장'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1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미얀마의 ‘민주화 영웅’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유엔총회에서 역사적인 첫 연설을 마쳤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수치 자문역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1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에 나섰다. 외신들은 지난해 11월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총선 승리로 반세기에 걸친 군부 통치를 종식하고 문민정부를 출범시킨 수치 자문역의 유엔 연설을 역사적인 일로 평가했다.

수치 자문역은 연설에서 미얀마 내 인권탄압 논란의 중심인 ‘로힝야족’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 유엔과의 복잡한 관계를 드러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군부와 지역 사회로부터 인권 탄압을 받고 있는 이슬람 소수민족으로 유엔은 이들의 인권개선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 내 민족 간 갈등으로 이들은 자신들을 지칭하는 ‘로힝야’라는 말도 정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등 여전히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가 로힝야족을 ‘라카인주의 이슬람 공동체’로 지칭할 것을 결정했지만 불교도들은 이조차도 극렬히 반대하며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불법 이민자라는 뜻의 ‘벵갈리’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치 자문역이 ‘로힝야’라는 말을 쓰지 않은 것은 이 같은 국내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치 자문역은 로힝야족이 거주하고 있는 라카인주에 “지난 몇 년 동안 국제사회가 주의를 기울였다”면서 “미얀마는 책임 있는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로힝야족의 상황에 대한) 국제 조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얀마 내 모든 공동체의 평화, 안정, 그리고 발전을 끌어낼 수 있는 지속가능한 해법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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