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가 하원과 상원 의사당이 들어선 웨스트민스터 궁전을 보수하기 위해 의사당을 비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 등 주요 영국 언론은 8일(현지시간) 지난 1년간 의회의 ‘의사당복구위원회(복구위)’에 참여한 의원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수가 시급하며 보건부 청사에 하원 임시 의사당을 마련한다”고 보도했다. 보건부 청사는 의사당에서 걸어서 5분 거리로 주변 빌딩에 의원 사무실이 많아 최적의 입지로 꼽혔다. 상원의 경우 의사당 맞은편에 있는 정부 소유의 ‘QEⅡ’ 콘퍼런스 빌딩으로 임시 이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상·하원은 복구위 보고서를 검토한 뒤 표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전문가 그룹이 내놓은 보고서는 방재시스템 개선, 석면 제거, 훼손된 석조 복구 등 기본적인 것들만 수리하는 데에도 39억파운드(약 5조6,000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만약 의회가 계속 남아있는 상태에서 단계별 공사를 진행할 시 비용은 60억 파운드까지 불어나며 공사기간은 32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복구위에 참여한 의원들은 전면 보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34년 화재로 훼손된 뒤 재건된 웨스트민스터 궁전은 지금 지붕에서 물이 새거나 벽이 갈라지고, 쥐가 들끓고 있다. 60여 년 전 수리를 한 뒤에 별다른 보수를 하지 않아 유지비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4년 기준 웨스트민스터 궁전의 보수비는 4,900만 파운드(약 710억원)가 소요됐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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