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외면받아온 대형 평형(전용 85㎡ 초과) 분양권 프리미엄이 중소형 평형을 추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동안 전용 85㎡ 초과 대형 아파트 공급물량은 전체 10가구 중 1가구 미만에 그쳤는데 이 같은 희소성이 대형 아파트 분양권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리얼투데이와 서울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의 분양권 전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분양권 중 전용 85㎡ 초과 아파트에 작은 면적보다 더 높은 웃돈(프리미엄이)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8월 총 49건의 분양권이 거래된 전용 85㎡ 초과는 분양가보다 평균 6,284만원이 비쌌다. 반면 267건의 분양권 거래가 신고된 전용 85㎡ 이하는 평균 웃돈이 2,066만원에 머물렀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팀 차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워낙 높아 대형 아파트 공급은 줄어들었다”며 “그에 따른 희소성 부각이 가격 상승세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송파 헬리오시티... 대형 평형이 웃돈 더 붙어
지난해 말 분양됐던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이런 현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단지다. 이곳은 전매제한이 풀린 6월 이후 현재까지 411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눈에 띄는 것은 거래된 분양권에 형성된 웃돈이다. 대형 평형의 프리미엄이 더 높게 형성돼 있다.
실제 헬리오시티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첫 두 달 동안 거래된 대형 평형 분양권 평균 웃돈은 전용 110㎡ 4,100만원, 전용 130㎡ 5,152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용 39㎡ 분양권에 붙은 평균 웃돈 2,331만원은 물론 전용 49㎡(평균 웃돈 2,400만원)와 전용 59㎡(2,361만원), 전용 84㎡(2,078만원) 분양권 프리미엄 규모보다 두 배가량 높은 액수다.
8월 들어서는 대형 평형의 강세가 더 두드러진다. 이 단지 전용 59㎡의 평균 웃돈이 3,250만원 수준에 머무른 반면 전용 130㎡에는 1억1,500만원이 형성되며 인기를 증명했다.
이처럼 대형 평형 분양권에 더 많은 웃돈이 붙은 것은 공급물량 부족에 따른 희소성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작은 면적을 선호하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이 넓은 면적 아파트의 공급을 줄였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희소성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공급된 전국 26만2,461가구 중 전용 85㎡를 초과하는 대형 이상 면적의 비율은 8.22%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분양된 전용 85㎡ 이상의 비율 역시 7.50%에 머물렀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동안 대형 평형이 희소성을 무기로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경제적 변화를 고려할 때 대형 평형의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권 거래량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여전히 전용 84㎡ 이하 아파트”라면서도 “큰 면적을 선호하는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수요와 공급의 시장 논리로 보면 대형 평형의 희소성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