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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잔 전 총재 "저금리 정책, 시장왜곡 가능…추가적으로 써야"

NYT 인터뷰서 저금리 기조에 경고

"저금리, 성장촉진 위한 개혁 대체해선 안돼"

라구람 라잔 전 인도중앙은행(RBI) 총재./블룸버그통신




라구람 라잔 전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퇴임 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에 성장에 매달리다 저금리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전날 3년의 임기를 마친 라잔 전 총재의 인터뷰를 전하며, “국제적 저금리 추세가 시장을 왜곡할 수 있으며 저금리 정책은 중단하기도 어렵다”는 그의 마지막 경고를 전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국들이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는 “금리를 올리게 될 때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공포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금리가 성장 촉진에 필요한 다양한 개혁이나 정책 수단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면서 “통화정책은 쓰기에 편하지만 다른 정책을 쓰고 난 뒤 추가적인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라잔 전 총재는 자신의 엄격한 통화정책 운용이 인도의 인플레이션율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임기 중의 통화정책에 대해 “필요한 것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그는 RBI가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을 정책의 최우선으로 삼아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은행자산 건전화 작업을 제대로 마무리했으면 한다는 뜻도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제조업 중시 정책에 대해서는 “인도가 제조업 중심지가 되려는 시도가 너무 늦었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서비스업이나 고부가가치 농업도 기반시설을 개선하고 정부 규제를 완화한다면 크게 성장할 수 있다”며 실업 대책으로 제조업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기를 조언했다.



국제통화기금 수석 이코노미스트,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를 역임한 라잔 총재는 만모한 싱 총리 재임 때인 2013년 9월 RBI총재로 취임했다. 라잔 총재는 취임 직후 급락하던 루피화 구매 우대책 등의 금융대책을 발표하고 곧바로 금리를 올리며 브라질 헤알화와 함께 ‘프레질 5’(취약한 5개국)로 불리던 루피화 가치와 물가를 짧은 시간에 안정시켜 ‘라잔효과’라는 시장의 칭송을 받았다.

이듬해 모디 총리가 집권한 인도경제는 2년 연속 7%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이 같은 성과에는 라잔 총재의 안정적인 통화정책 운용이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의 취임 이전(2011~2013년) 평균 9.5%에 달했던 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말 5%대로 하락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 일각에서는 라잔 전 총재가 상대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며 은행자산 건전화를 강하게 요구한 탓에 추가적인 성장이 어려웠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라잔 전 총재가 연임하지 않은 것을 두고 현 정부·여당과 의견 충돌을 빚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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