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인원(69)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의 자살사건이 사실상 마무리 됐다.
이 부회장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양평경찰서는 이 부회장의 행적과 생전 전화통화 내역, 부검, 유족 조사 등을 마무리하고 최종 부검결과가 도착하는 대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26일 오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부회장이 대해 이날 오후 부검이 진행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목 부위 목 졸린 흔적(삭흔)외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며 “전형적인 목맴사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최종 부검결과는 3주 후 쯤 나올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된 바로는 전형적인 자살사건으로 보인다”면서 “최종 적인 부검결과가 도착하면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롯데그룹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조사를 앞둔 이 부회장은 숨지기 하루 전인 25일 정상출근했고, 이날 오후 9시쯤 서울 용산 자택을 나갔다.
26일 오전 7시 11분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의 한 산책로에서 이 부회장이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운동 중이던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이 부회장은 A4용지 4매(1매는 표지) 분량의 자필 유서를 통해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고 그룹과 신 회장에 충성심을 표하며 이 같이 적었다.
이 부회장은 또 가족들에게 “그동안 앓고 있던 지병을 간병하느라 고생 많았다. 힘들었을 텐데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밝혔다. 유서에 검찰 수사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나 불만을 표시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이 부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신 회장은 27일 오전 9시 37분 이 부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신 회장은 이 부회장의 영정에 헌화하고 한참 동안 고개를 숙여 조의를 표한 뒤 이 부회장의 아들 이정훈씨와 며느리 방근혜씨 등 유족들을 위로했다. 침통한 표정인 신 회장은 눈가는 붉어져 있었다.
신 회장은 임원들과 함께 장례식장에서 아침식사를 한 뒤 10시 30분 쯤 일어났다. 장례식장을 빠져나가는 신 회장에게 취재진들이 심정 등을 묻는 질문을 쏟아내자 울음을 터트리며 대답은 하지 않았다.
신 회장은 이 부회장이 숨진 26일 오전 보고를 받고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비통함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발인은 30일이며, 신 회장은 발인 전 다시 한 번 빈소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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