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를 낳았던 성주군민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간 간담회가 성과 없이 끝났다.
다만 한 투쟁위원이 제3의 후보지를 거론하고 간담회에 배석한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동의했으며 한민구 장관은 “고려하겠다”고 답해 제3의 후보지를 놓고 추가 협상이 이어질 여지는 남겨놓았다.
그러나 ‘사드 배치 완전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목소리가 여전한데다 국방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제3의 후보지’를 거론한 것도 투쟁위 전체 의견이 아니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후2시 경북 성주군청에서 열린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사드 배치 철회 투쟁위원회 간 간담회는 서로의 원론적인 입장만 교환한 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두 시간 만에 종료됐다. 한민구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사드 배치 부지 발표 전에 성주군민에게 충분히 설명해드리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거듭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투쟁위원회의 한 위원이 “사드 배치 여부는 대통령이 결정하고 장소는 국방부 장관이 결정하는 만큼 다른 지역에 배치할 수 있도록 재가를 받아달라”고 요청하고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지역 의견으로 말씀을 주시면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한민구 장관의 대답은 제3의 후보지가 성주군민 전체의 의견으로 정해지면 검토한다는 뜻을 담은 것이나 성주군민들의 견해가 엇갈려 의견 수렴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제3의 장소’를 거론한 투쟁위원은 다른 투쟁위원들로부터 “투쟁위 전체의 의견이 아니다”라는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특히 사드 배치 완전 철회를 주장하는 투쟁위원들은 “투쟁위가 변질되고 있다”며 “투쟁위원을 사퇴하고 장외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혀 더욱 첨예한 대립을 예고했다. 이들 투쟁위원은 한 장관이 ‘사드 부지 평가서’를 제시하지 않은 채 국방부 입장만을 밝히는 설명자료만 공개한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장관의 성주 방문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위한 대화의 시작이고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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