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 첫 금 ‘10-10’ 다시 탄력

펜싱 대표팀 막내인 박상영(21·한국체대)의 금빛 찌르기가 갑갑했던 한국 선수단의 메달 레이스에 숨통을 틔워줬다. 박상영은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의 카리오카아레나3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펜싱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헝가리의 임레 게저를 15대14로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박상영은 한국 펜싱의 기대주로 주목받아오다 지난해 3월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선수인생의 최대 고비를 맞았다. 박상영은 그러나 휴식을 반납한 재활훈련으로 오히려 올림픽 출전 의지를 더 불태웠고 100위 밖까지 떨어졌던 세계랭킹을 재활 뒤 1년 만에 21위로 끌어올려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이날 결승에서는 세계 3위의 강자를 맞아 10대14로 뒤지다 막판 연속 5득점으로 뒤집는 기적을 보여 각국에서 온 관중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어린 시절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 탓에 선배들에게 장비를 얻어쓰며 훈련한 스토리도 박상영의 금메달을 더 돋보이게 한다. 그는 최근에는 한 재단의 지원을 받아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키워왔다. 미국 NBC는 “박상영은 결승에서 경험 많은 선수들을 상대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한편 한국 선수단은 이날 박상영의 세 번째 금메달로 전날 유도·사격·수영 등에서의 부진을 딛고 ‘10-10(금메달 10개 이상, 종합 10위 이내)’ 행진에 다시 탄력을 붙일 수 있게 됐다. /리우데자네이루=양준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