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혜화경찰서는 유치원 영어교사 남모(32·여)씨를 영아 살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9일 오후에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씨는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모텔 욕실에서 낳은 아이를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에 따르면 아기의 사인은 비구폐쇄나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다음날 오후 남씨가 묵던 모텔방을 청소하던 직원이 화장실에서 신생아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숨진 아기는 발견 당시 수건에 덮인 상태로 세면대 밑에 놓여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다른 방에서 일행과 함께 식사 중이던 남씨를 영아 살해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임신 7개월차인 남씨는 사건 발생 전날 홍대 한 클럽에서 만난 미군과 모텔에 들어갔다 양수가 터지자 “생리대를 사다달라”며 미군을 밖으로 내보낸 뒤 아이를 출산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남씨는 “욕조에서 아기를 씻기던 도중 죽었다”며 살해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남씨가 아이를 씻기는 과정에서 입을 막거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숨진 아기는 남씨가 올해 초 만난 또 다른 미군의 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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