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은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55센트(1.4%) 떨어진 배럴당 39.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30달러대로 주저앉은 것은 지난 4월5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런던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0월 인도분은 배럴당 41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전 거래일에 이어 이날도 0.8%가량 하락해 40달러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두 달 동안 20% 넘게 하락한 WTI는 저가 매수세와 최근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이날 장 초반 2%대 상승하기도 했지만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단숨에 하락 반전해 본격적인 베어마켓(약세장)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석유제품 수요 둔화와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 증가에도 미국 셰일 업체들이 석유개발을 확대하는 추세여서 시장은 유가가 배럴당 35달러대까지 10% 이상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리 경제에도 저유가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곤두박질치면서 저유가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도 했지만 신흥국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타격, 불황형 경상흑자 확대, 디플레이션 우려 등 악영향이 이를 압도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유가는 경제 내 수요 압력이 높을 때는 전반에 도움이 되지만 지금처럼 수요가 낮을 때는 별 도움이 안 된다”며 “오히려 불황형 경상흑자를 늘려 우리나라가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의 타깃이 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손철특파원 세종=이태규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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