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탄저병이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75년 만에 발생했다. 이미 수십 명이 감염돼 사망자까지 나온 상황이다.
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시베리아 중북부의 한 마을에 탄저병이 발생해 12살 소년이 탄저병으로 숨졌고 20여 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지역의 순록 2,300여 마리도 떼 죽음을 당했다.
탄저균은 공기 중에 떠다니며 피부와 폐를 통해 전염된다. ‘시베리아 역병’이라 불리는 탄저병은 치사율이 70~80%에 이를 정도로 높다. 또한 얼어붙은 사람이나 동물의 사체에서 수백 년까지 살아남을 정도로 생존력도 강하다.
탄저균이 75년 만에 다시 발생한 이유로 지구 온난화가 유력하다. 최근 몇 달 동안 30도를 웃도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자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땅속에 묻혀있던 동물 사체 속 탄저균이 밖으로 나왔다는 분석이다.
이에 러시아 당국은 탄저병 발생 지역 주민 63명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고 세균전 훈련을 받은 병력을 파견했다.
/이효정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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