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위한 8월 국회 의사일정 합의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 연장 문제가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누리과정 예산과 서별관회의 청문회 문제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세월호 문제는 여야 간 입장이 양 끝을 달리고 있어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아 보인다.
야당은 8월 국회에서 특조위 활동 연장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8월 국회 이후 특조위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여야는 8월 국회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어 애초 못 박은 시한(오는 12일) 내 추경 처리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김도읍·더불어민주당 박완주·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오전 8월 국회 의사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지만, 특조위 문제에 대한 입장 차를 드러내며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은 더민주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박완주 수석은 회동 도중 “아무것도 합의되지 않았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는 “(여당이) 특조위 연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해왔는데 인제 와서 딴소리하고 있다”며 “이미 지난 6월로 (활동 기간이) 끝났으니 국회 특위로 새로 만들자고 하는데 우리는 받을 수 없다”며 흥분했다.
여당은 더민주의 주장에 대해 ‘위법’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김도읍 수석은 “특조위 활동 기간이 끝나 일몰된 이 법(세월호특별법)을 정치적으로 해석해 연장하는 건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법률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정치적으로 연장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더민주는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을 8월 국회 의사일정 합의의 전제조건으로 걸겠다는 입장이다. 박 수석은 “(세월호 합의 없이는) 8월 임시회 일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논의를 할 수 없다. 추경 일정도 틀어질 수 있다”며 여당을 압박했다. 여당은 시급성을 고려해 추경과 세월호를 별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추경안 처리 시기에 대해서도 여야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당은 추석 연후 전 추경 자금 집행을 위해 광복절(15일) 이전인 12일까지 심사를 마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야당은 오는 26일까지 처리해도 자금 집행에 무리가 없으니 누리과정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및 검찰개혁 관련 국회 특위 설치, 백남기·서별관회의 청문회, 대법관·경찰청장 인사청문회 등 7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