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돈을 훔쳐 달아난 일당들이 50km가 넘는 경찰의 끈질긴 추격 끝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서장 곽순기)는 지난 6일 오전 3시 5분 쯤 여성 혼자 일하는 편의점에 들어가 세계어린이를 돕기 위해 설치해 둔 유니세프 모금함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피의자 김모(21·무직)와 전모(21·무직)씨를 붙잡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이 훔친 돈의 액수는 편의점 손님들이 자선한 5만원 가량이다.
이들은 등록되지 않은 오토바이를 함께 타고 서울시내 일대를 돌아다니며 범행대상을 물색하다가 인적이 드물고 여성이 혼자 일하는 편의점을 발견했다.
범행대상을 찾은 김씨와 전씨는 헬멧을 쓴 채 음료수를 구입하는 것처럼 들어가 내부 동정을 살핀 후, 편의점 주인이 자리를 비우자 계산대 위에 설치돼 있던 자선 모금함을 들고 도주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즉시 수사에 착수해 피의자들의 범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확보했지만 오토바이 헬멧을 착용하고 있어 정확한 인상착의를 특정할 수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이 오토바이 헬멧을 착용하고 범행을 한 것으로 미뤄 편의점 강도나 날치기 등 추가 범행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이에 즉시 강력 형사 전원을 투입해 범인들의 도주로를 추적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서울시내 10개 구청 CC(폐쇄회로)TV 관제센터 및 사설 CCTV 등 총 1,200여대의 CCTV를 분석해 사건 당일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 범인들의 동선 52.4km를 추적해 검거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일정한 주거와 직업 없이 PC방 등을 전전하며 밤마다 오토바이를 함께 타고 다니면서 노상에 주차된 차량과 여성이 혼자 근무하는 편의점 등을 범행대상으로 노렸다.
김씨와 전씨는 경찰조사에서 “서울시내 일대는 물론 경기도 지역까지 활보하고 다녔다”고 진술해 경찰은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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