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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 기자의 About Stage] "못생길수록 박수받는 뮤지컬 주인공도 있죠"

■'노트르담 드 파리' 콰지모도

비뚤어진 얼굴 위해 비대칭 분장

빨간 소라뿔 머리에 치아도 검게

■'위키드' 엘파바

특별제작 초록 파운데이션으로

1시간 가까이 얼굴·팔에 붓칠

가꾸기도 바쁜데 시간과 노력을 들여 추남·추녀가 되어야 한다. 남들이 멋진 의상과 메이크업, 조명으로 매력을 발산할 때 더 기괴하고 독특하게 변신한다. 악당과 괴물까지도 멋지게 그려지는 뮤지컬 무대에서, 못생겨질수록 박수받는 주인공 캐릭터가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성당 종지기 ‘콰지모도’는 뮤지컬 남자 주인공 캐릭터 중 대표적인 추남이다. 무대 공연에서 주인공을 의도적으로 못생기게 표현하는 작품은 많지 않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 시체를 이어붙여 만든 괴물조차도 그토록 매력적으로 그렸으니 말 다했다. 반면 노트르담 드 파리는 공들여 주인공 콰지모도를 추남으로 만든다. 꼽추 설정을 위해 의상의 한쪽 어깨엔 솜으로 만든 보형물을 넣었다. 원래는 10kg에 달하는 철제 틀이었지만, 공연 내내 구부정한 자세로 연기하며 무게까지 감당하던 몇몇 배우가 허리 부상을 겪으며 몇 해 전부터 소재를 솜으로 바꾸었다. 얼굴도 한쪽으로 무너진듯한 비대칭 분장을 하고, 관객에게 잘 보이지는 않지만, 치아까지 검게 칠한다. 이목구비를 아예 새로 만들어야 해 다른 배역보다 분장 시간이 10~20여 분 더 걸린다고 한다. 소라 뿔을 연상케 하는 붉은색 머리도 손이 많이 가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공연에서 콰지모도 역을 맡은 홍광호는 본인 머리 위에 분장용 점토를 입힌 뒤 컬러 스프레이를 이용해 색깔과 모양을 완성하고 있다. 같은 배역에 캐스팅된 문종원·케이윌은 가발을 착용한다.



뮤지컬 여자 주인공 캐릭터 중 독특한 외모로 꼽히는 것은 단연 위키드의 주인공 ‘엘파바’다. 초록색 신호등·브로콜리 등 극 중 놀림에서 알 수 있듯 엘파바의 피부는 초록색이다. 의상으로 가리지 않는,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에 이 특별한 색을 입히는 데는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맥(MAC)에서 특별 제작한 초록색 파운데이션을 사용한다. 1시간 가까이 얼굴과 목, 팔 등에 붓칠을 한 뒤엔 땀에 화장이 녹아내리지 않도록 코팅용 파우더를 바르고, 일부 부위엔 초록색의 얇은 천을 덧대기도 한다고. 1막과 2막의 엘파바의 피부색은 미세한 변화가 있다는 점도 알아두자. 1막에서 학생이었던 엘파바가 2막에서 성인이 되며 초록 피부 위엔 그윽한 색조 화장이 더해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독특한 외모의 콰지모도와 엘파바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었다. ‘특이함’을 넘어선 진정성 담긴 배우들의 연기와 변신을 위한 노력이 이 ‘특별함’을 빚어낸 게 아닐까.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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