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2년 미뤄진다. 당초 내년 소득부터 과세를 해 오는 2018년 종합신고소득신고 때부터 납부하도록 할 계획이었지만 ‘세금 폭탄’이라는 반발에 정부가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간 부동산 시장에서는 임대소득 과세 유예 종료가 올 연말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 메가톤급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선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임대소득 과세가 2년 미뤄지면서 임대형 상품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세 후 월세 급등 우려에 2년 연장 결정 = 정부는 28일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한 분리과세의 2년 연장 방안을 담은 ‘2016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지난 2014년 3월 처음 발표됐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그동안 내지 않던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한 반발을 감안해 2014~2015년 2년간 시행을 유예했다. 그 뒤 한 번 더 유예기간이 연장되면서 올해까지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빠르고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소득세를 부과하게 되면 세금 납부액만큼 월세가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임대소득의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면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2년 연장을 결정하게 만든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2018년 12월 31일까지 연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사업자들이 비과세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결정했다.
아울러 정부는 3주택 이상의 경우 전용면적 85㎡이하·기준시가 3억원 이하 소형주택은 주택 수 산정 시 제외하는 방안도 2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임대소득을 계산할 때 1~2주택자(1주택자는 기준시가 9억원 이하만 해당)는 월세 소득만으로 임대수입을 계산한다. 하지만 3주택 이상은 월세에 더해 간주임대료(보증금을 은행에 저축했을 때 발생하는 이자)도 합산하기 때문에 합산 임대소득이 더 높아진다. 소형주택을 주택수에서 제외시키면 3주택자 이상 임대사업자도 1~2주택과 같은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세금 폭탄 피해, 소형 임대상품 인기 지속될 듯 = 소득세 과세가 2년 연장되면서 일단 영세 임대사업자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애초 정부 계획대로라면 내년부터 연 임대소득 2,000만원(월 임대료 166만 ,7000원) 이하 월세수입은 현행 비과세에서 분리과세(세율 14%) 대상이다.
서울 서대문·마포에서 임대주택 3채를 운영하는 이 모(57)씨는 “소액 임대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세금을 내면 당장 생활이 힘들어진다” “세금만큼 월세를 올리면 세입자가 나가려고 할 것 같아 고민했는데 다행”이라고 밝혔다.
현재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은행 예금 등 경쟁 자산에 비해 소형 아파트나 빌라, 오피스텔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임대주택으로 투자 자금이 더욱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비과세 연장 조치가 시장의 흐름을 바꿀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권경원·정순구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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