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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을 통한 脫빈곤 '맞춤형 급여'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생계급여에서 탈락되더라도

의료·주거비용 등 차등 지원

고용·복지 연계로 자립 도와





최근 도배·장판 시공 자활기업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기초수급자들과 함께 주거 환경이 열악한 기초수급자의 집수리 작업에 참여했다. 기초수급자 등 저소득층이 기초수급자의 집수리 사업에 참여해 일하고 돈을 번다는 것은 ‘주거안정 지원’과 ‘일을 통한 빈곤 탈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하는 훌륭한 모델이다. 열심히 일하는 분들을 도와 작업에 잠깐이나마 동참한 경험은 ‘일을 통한 빈곤 탈출’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지원을 스스로 다짐하는 기회가 됐다.

일을 통한 빈곤 탈출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도입된 지난 2000년부터 제도의 핵심 목표 중 하나였다. 수급자가 매달 지원받는 생계비에 안주하지 않고 이를 디딤돌 삼아 자립해 탈수급하고 질병이나 실업 등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분들이 새로 수급자로 보호받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취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이 10년을 넘어가면서 도입 당시의 목표들이 현실에서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랜 논의를 거쳐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채택되고 드디어 2015년 7월 기존의 기초생활보장급여를 개인별 욕구에 따른 맞춤형 급여로 전환하는 개편 방안이 전면 시행됐다. 이번 제도 개혁의 핵심은 무엇보다 일정 소득·재산 기준을 초과하면 생계·의료·주거·교육 급여가 모두 중단되는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일부 수급자들이 기초생활보장제도에 안주하거나 다시 제도 내로 들어오는 경향이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설문조사에서 기초제도 탈락시 가장 우려된다고 답한 의료나 주거 지원 기준을 생계급여보다 훨씬 높여(4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 127만원, 의료급여 176만원, 주거급여 189만원) 열심히 일해 소득이 생겨 생계급여에서 탈락돼 생계비는 받지 않더라도 의료비나 전·월세에 대한 지원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주거급여(국토교통부 소관)는 지역별 실질 임대료를 고려해 차등 지원하도록 방식을 바꿨다. 올 7월부터는 틀니와 임플란트 지원 대상을 70세에서 65세로 확대하는 등 의료급여 보장성도 강화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에 입원 가능한 질병의 범위를 확대하고 3차 의료급여 기관(25개)을 의료법상 상급종합병원(43개)과 일치시키는 등 서비스 접근성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개편으로 자활 의지를 높이고 안전망을 더 두텁게 만들려 한 효과가 가시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을 통해 수급자의 자립을 유인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초제도 개편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는 수급자가 좀 더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고용과 복지의 연계 강화’를 통한 여러 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고용복지+센터’를 통해 단기간에 취업에 성공한 사례들은 이미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여러 번의 사업 실패로 신용불량자·알코올중독자가 됐으나 이에 대한 치료와 취업 지원 서비스를 동시에 받은 결과 연세가 60세가 넘었음에도 취업에 성공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벗어나신 분도 있다. 그뿐 아니라 정부의 직접 일자리사업인 자활근로는 일반 노동시장으로 바로 진입이 어려운 분들에게도 일자리 기회를 제공해 창업을 통한 자립에 성공(자활기업)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가장 생활이 어려운 167만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지지대다. 저소득층을 더 두텁게 보호하면서 동시에 근로능력이 있는 분들은 일을 통해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 및 자원의 확충,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복지가 활성화해야 진정한 의미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제도 시행이 1년을 맞았다. 이제 막 낡은 벽지와 장판을 걷어내고 새것으로 바꾼 셈이다. 그 안에서 더 단단히 꿈을 키우고 열심히 살아가는 일만 남았다. 정부는 올해를 개편 제도 내실화의 원년으로 삼아 더욱 촘촘하고 튼튼하게 운영해나가는 동시에 개편 효과를 모니터링해 중장기적으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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