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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선도전략 고사하고 美中 뒤쫓기 바쁜 한국 전기차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이 시작부터 미국과 중국 등 경쟁국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2020년까지 10분 충전에 320㎞까지 주행 가능한 전기차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비전을 22일 발표했다. 특히 직장에서 편리하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게 하는 등 충전시설 설립 지원에 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기차 확산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로 올라선 중국의 육성전략은 더 파격적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일반자동차를 구입해도 추첨에 붙어야만 번호판이 부여된다. 반면 전기차는 신청과 동시에 번호판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이 세계 1위 시장으로 올라선 비결이다. 이런 전략을 통해 중국은 2020년 전기차 5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충전소 1만2,000여곳, 충전기 480만대를 건설하기로 하는 등 세부 실천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전기차 현실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시장 비중이 0.3%에 불과해 자동차·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위상을 무색하게 한다. 뒤늦게 비상이 걸려 최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2020년까지 전기차 20만대를 수출하는 등 전기차를 주력 수출품목으로 육성하고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상향하기로 하는 대책 등을 내놓았지만 인프라와 전문인력이 태부족인 상황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2010년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보급이 이뤄지면서 매년 17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초기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가 간 전쟁이 격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시장까지 석권할 기세다. 한국 전기차는 자칫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변두리로 내몰릴 처지다. 전기차 산업에 대한 정부의 파격적인 자세 전환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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