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4일(현지시간) 열린 긴급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 선수단 참여를 전면 금지시키는 대신 각 선수가 소속된 종목별 국제 연맹이 결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세계반도핑기구(WADA) 독립위원회 보고서와 국제스포츠 중재재판소(CAS)의 결정, 올림픽 헌장 등을 참고해 논의한 끝에 각 연맹이 개별 선수의 신뢰할만한 도핑 테스트 자료를 분석해 결정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러시아 선수단은 집단 책임이 있고 무죄 추정 원칙을 적용받을 수 없지만 모든 인간에게 부여되는 기본권을 고려할 때 항변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IOC는 다만 도핑으로 처벌받은 러시아 선수는 징계 유효 기간이 끝났더라도 리우 올림픽 참여를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WADA 독립위원회는 앞서 지난 18일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당국의 비호 아래 조직적으로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하고, IOC에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올림픽 참여 금지를 요청했다.
IOC 결정이 알려진 후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IOC의 결정은) 객관적이고 세계 스포츠와 올림픽의 단합을 위한 결정이었다”며 “IOC의 결정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막을 열흘 남짓 앞두고 IOC가 각 연맹에 러시아 선수의 출전 허용 여부를 결정토록 함에 따라 개막 직전까지 종목별 출전 선수 명단을 놓고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는 이미 러시아 선수단 68명 중 미국에서 생활했던 멀리뛰기 선수 다리아 클리시나 제외한 67명의 출전을 금지했으며, 국제조정연맹(FISA)은 2011년 이후 러시아 선수단의 소변 샘플을 전면 재검사할 방침이다. 반면 체조 등 러시아가 강세인 다른 종목의 연맹들은 관련 자료를 확보할 계획조차 없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선수단의 전면 참여 금지가 불러올 정치적 파장 등을 고려해 IOC가 각 연맹에 책임을 미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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