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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품 횡령 군인, 국립묘지 안장 안돼”

군용품을 횡령해 불명예 제대한 군인은 국가에 이바지한 공이 많은 사람이라도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20년 이상 육군 부사관으로 복무한 고(故) 오모씨의 아들이 “아버지를 국립묘지에 모실 수 있게 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5일 밝혔다.

오씨는 1955년 육군에 입대해 24년간 장기 복무했다. 월남전에도 참전했고 지휘관으로부터 수차례 표창도 받았다. 하지만 1979년 군용 휘발유를 횡령한 사실이 적발돼 징역 1년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로 군에서 제적돼 불명예 제대했다. 오씨의 아들은 아버지가 횡령 범죄 이전 군인으로서 국가에 기여한 부분을 강조해 국립묘지 안장을 신청했지만 서울현충원은 이를 거부했다.

법원도 현충원의 결정이 맞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각종 범죄로 병적이 삭제·말소되거나 불명예 제대한 경우 안장 대상에서 배제하는 규정이 있다”며 “경미한 범죄로 형을 산 뒤 정상 전역한 경우 등은 안장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 점 등을 보면 이런 규정이 합리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횡령 범죄로 군에서 제적당한 오씨를 국립묘지에 안장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원은 지난 3월 월남전 무공훈장 등을 받아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박모씨 역시 탈영 전력이 있는 점을 들어 국립묘지 안장을 불허하기도 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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