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의 한 초등학교와 여자 중고등학교에서 이색 조치가 시행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초등학교는 소리에 민감한 구성원들을 존중하기 위해 학생들이 모두 모이는 행사에서 손뼉 치는 것을 금지했고, 한 여자 중고등학교는 성 중립성 강화를 위해 ‘소녀(girls)’, ‘숙녀(ladies)’라는 단어를 쓰지 말도록 했다.
엘라노라 하이츠 초등학교는 조례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 학생을 칭찬할 일이 있으면 ‘소리 없는 격려’ 방식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손뼉 대신, 신난 표정을 짓고 허공에 주먹을 흔들어대거나 흥겹게 몸을 흔드는 식으로 표현하도록 했다.
학교 측은 이러한 조치가 소음에 민감한 학생 등 학교 구성원들을 존중하는 방법인 동시에, 학생들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꼼지락 거리는 행위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명문 여자 중고등학교인 ‘첼트넘 걸스 하이’는 교사들에게 소녀(girls), 숙녀(ladies), 여성(women) 등 한쪽의 성으로 치우쳐진 단어 대신 ‘학생(students)’ 등의 중립적인 단어를 쓰도록 했다.
학교 측은 이러한 조치가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LGBT)들에게 좀 더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은 동의하지 못하고 불만을 제기했다. 그들은 성 소수자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오히려 배척당하는 느낌이라며 학교 측의 행보에 우려를 표했다.
한편 호주에서는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집단 괴롭힘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전한 학교(Safe School)’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연방 정부가 폐지를 추진하면서 찬반론자들간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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