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본부가 제공하는 구조구급헬기의 산소공급장치가 고장이 나 10세 어린이가 의식불명 상태가 된 가운데 병원 측과 119가 사건을 두고 서로 책임을 떠밀고 있다.
19일 아침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사고를 겪은 10세 여아의 어머니 A씨는 “병원과 119가 서로 책임을 떠밀고 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딸이 처음 아프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일.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아이를 데리고 A씨는 동네 소아과를 찾았고, 처방받은 약을 먹었다. 그러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다음날 새벽 5시 아이는 경기를 시작했다.
종합병원에 도착한 A씨의 딸은 폐부종이 악화가 됐고 염증 수치가 상당히 높아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게 됐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가 돼 설상가상 맹장염까지 찾아왔다.
이에 병원측은 “수술을 결정하라”며 “수술을 해도 안 해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A씨는 좀 더 큰 병원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병원 측은 헬기를 이용할 것을 권했고, 심각한 상황에 A씨도 동의했다.
A씨의 아이는 당시 산소통 없이는 호흡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헬기에 이송하기 전에도 줄곧 이동식 침대에 산소통을 꽂고 있었다. 문제는 다음에 발생했다. 헬기를 기다리는 사이 A씨 딸의 산소통에 산소가 다 떨어진 것이다. 그 때 헬기가 도착하는 모습이 보였고 병원측은 “새 산소통을 연결하는 것 보다 헬기에 바로 태워 연결을 하는 것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에 A씨는 아이를 헬기에 태웠지만, 구급대원은 산소통을 연결하지 못했고 아이의 증세는 더욱 심각해져 눈을 뒤집는 등 심한 경기를 했다.
A씨는 12일에 이와 관련 인터넷에 글을 올렸고, 그제서야 당시 산소줄을 연결하지 못했던 119대원이 A씨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원은 A씨에게 “헬기에 산소통이 분명히 있었는데 산소줄 뒷부분이 빠졌다. 원래 뒤에 산소줄을 연결을 해서 그걸 락을 걸어놔야 되는데 누군가가 끼워놓기만 하고 락을 걸어놓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아이를 데리고 왔을 때 산소를 급하게 트니까 이게 그 압력에 못 이겨서 빠졌다”며 뒤늦게 헬기에서 다 내리고 난 뒤 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산소가 중단된 게 무려 10분 이상이었고, A씨의 딸은 현재 의식이 오락가락 하는 상태다. 어처구니 없는 사고에 A씨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꿈을 꾸는 것 같았다”고 울먹였다. 이어 “다시는 이런 고통이 다른 사람에게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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