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17일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8·27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전대 구도가 송영길·추미애 의원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막판 장고에 돌입한 이종걸 전 더민주 원내대표의 출마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제가 아직 대한민국 제1야당을 대표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현실에 충실하며 더 준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과분한 관심과 격려, 애정 어린 조언과 걱정에 귀 기울이며 숙고한 뒤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더 크고 튼튼한 그물을 짜기 위해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 필요하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역할을 찾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시장은 더민주 차기 당 대표 적합성과 관련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출마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모아왔다.
이재명 시장의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이 시장은 머리가 빨리빨리 도는 사람이다. 정치적으로 취할 수 있는 건 다 취했다”며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렸는데도 포기한 걸 놓고 다른 사람들이 정치적 식견이 높다고 판단할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출마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이종걸 전 원내대표는 당 대표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듯한 모양새다. 이 전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가능성은 반반”이라면서도 “이재명 시장에 대한 지지 열기가 가진 의미를 숙고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전 원내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곧 (입장을) 드리겠다”고 전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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