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은 18~21일 나흘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트럼프를 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 통상 역대 전당대회는 대선 승리를 위한 출정식인 만큼 축제와 화합, 차세대 정치 스타 탄생의 산실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당내 주류의 극심한 혐오감에 순탄치 않았던 경선 과정을 감안하면 각종 파행 사태가 예상된다. 우선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와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거물급 인사들은 사실상 보이콧 차원에서 전당대회 불참, 지지연설 거부 등을 선언했다.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 의장과 뉴트 깅리치 전 하원 의장,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등이 참석하지만 과거보다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대신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와 자녀인 에릭, 이반카, 티파니,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대거 연설자로 등장하면서 ‘가족 잔치’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특히 일부 당원들은 여전히 트럼프 낙마 운동인 ‘덤프 트럼프(Dump Trump·트럼프를 버리자)’ 캠페인을 포기하지 않을 기세여서 분열만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전당대회 구역에서 총기소지 허용 등과 맞물려 트럼프 지지파와 반대파 간 충돌로 유혈 총격 사태와 폭동의 아수라장이 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제기된다.
민주당은 일주일 뒤인 오는 25∼28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클린턴을 대선 후보로 선출한다. 공화당과 달리 지지 연설을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 조 바이든 부통령,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등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트럼프보다 ‘전대 효과’를 더 누리며 대선 가도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도 연단에 선다. 또 백인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흑인 등 총격사건의 희생자 어머니들도 대거 연사로 끌어들였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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