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큰 손들이 수도권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부동산자산운용사들과 기관투자자들은 서울 오피스 3대 권역(도심·강남·여의도권) 내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 빌딩을 선호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울 오피스 공실률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오피스 투자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판교나 평촌 등의 지역에서 매물로 나온 대형 자산들의 입찰일이 다가오면서 수도권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14일 최근 매물로 내놓은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지스퀘어’(사진)의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스퀘어는 연면적 23만 8,248㎡로 상업 및 업무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임차인으로는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시네마 등이 있다.
안양시 평촌 핵심 상권에 위치한 지스퀘어에 대한 기관들의 관심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관계자는 “지하철역(4호선 범계역)과 가깝고 주로 중산층이 거주하는 지역에 위치한 쇼핑시설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보장되는 자산”이라며 “서울 오피스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스퀘어의 경우 오피스 부문에 대한 평가가 매각 및 매각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스퀘어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리테일 부문은 분명 경쟁력이 있지만 오피스 부문의 매력은 크지 않은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분할 매각에 관심을 표명하는 곳도 있다. 다만 매각 관계자는 “전체 자산에서 오피스 비중이 10%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자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분할 매각이 아닌 통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지스퀘어 입찰에 이어 다음달 중순에는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판교 알파돔 오피스 및 상업시설(알파리움타워 I·II)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알파리움타워 매각은 향후 판교 오피스 투자 시장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알파리움타워 오피스의 경우 현재 삼성물산이 주요 임차인이며, 상업시설도 일렉트로마트 등을 비롯해 어느 정도 임차인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리움타워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삼성물산이라는 안정적인 임차인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5년 간 임차계약을 맺고 있는 삼성물산이 이전할 경우 공실률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외국계 투자자는 “판교에 관심은 많지만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오피스가 많고 임대용은 수요가 불확실해서 리테일이나 호텔쪽을 위주로 보고 있다”며 “알파리움타워도 리테일은 매력적이지만 오피스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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