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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선의 정교한 과학기술, 학생들에 전할게요."

"한문학은 수준높은 조선의 과학 이해하는 열쇠죠"<br>고인돌 강사로 초청된 안나미 성균관대 교수

지난 6일 여의도여고에서 열린 고인돌강좌 ‘조선의 과학이야기’에서 안나미 교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한문학은 과거 기록을 통해 끊어졌던 조선시대 학문의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열쇠랍니다. 특히 과학 하면 근현대 서양이 먼저 떠오르지만, 조선시대의 천문학, 수학 등은 상당히 정밀한 수준에 있었다는 것을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답니다. 학생들이 조선시대 과학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안나미(사진) 성균관대 교수 겸 국립중앙도서관 고서해제 위원은 국내 몇 안되는 조선시대 천문학 및 과학서적 번역자로 활약하고 있다.

조선시대 과학서 번역을 계기로 안 박사는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고 있는 고전 인문 아카데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강사로 초청됐다. 대신고, 여의도여고 등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마친 그는 “한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조선시대의 과학기술을 접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이차방정식까지 가능했다고 설명하면 학생들이 깜짝 놀란다. 그 정도로 지식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면서 이번 강의를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가 특별하게 조선시대 과학서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90년대 (사)아마추어천문학회의 활발하게 활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늘에 별보는 게 즐거웠다는 안 교수는 학회 산하의 ‘별부스러기’ 동호회 사무처장을 맡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2004년 조선시대의 천문학사료인 ‘성변등록(星變謄錄)’ 3년치를 번역했으며, 조선시대의 수학책인 ‘주서관견(籌書管見)’ 등 과학서적 번역가로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주서관견의 경우 나뭇가지로 계산하는 산가지(算─)방식인데 이진법의 형식으로 고차방정식까지 풀 수 있다”면서 “산가지 방식은 중국에서 들어온 수학법이지만, 상업이 발전하던 명나라 시대엔 주판으로 바뀌어 산가지방식을 기록한 고서는 중국에서도 찾기 어려운 희귀본”이라고 설명했다.

번역을 통해 조선시대 천문학 기술의 수준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는 안 박사는 “조선의 천문학 기록의 방대함과 정밀함의 수준은 세계적”이라면서 “하늘의 이치가 땅에서 구현된다는 조선의 통치이념을 근거로 하늘을 관찰하고 기록해 놓은 양은 그야말로 빅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선왕조실록에는 독일의 천문학자 케플러가 발견한 초신성보다 더 앞서 1604년 기록한 초신성에 관련된 자료도 남아있다”면서 “한국천문학회에서는 이를 정리해서 국제학회에 보고해 인정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고인돌 강의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이번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조선시대의 수학법과 정밀하고 방대한 천문학에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고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4년째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는 고인돌 강좌의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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