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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쇼크 잦아들었지만…침체 그늘 짙어진 英

"브렉시트로 기업가치 떨어졌다"

BoA 'MBNA' 매각 취소 검토

다른 대형M&A에도 악영향 예상

英 재무 "법인세 인하 추진" 불구

기업활동 위축 등 경제타격 불가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직후 패닉에 빠졌던 세계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이제 영국 기업과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법인세율 5%포인트 인하 등 기업투자 촉진을 위한 ‘초강수’를 두겠다고 밝혔지만 떠나간 기업가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영국 시장점유율 11%를 차지하고 있는 신용카드 자회사 MBNA의 매각 공개입찰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BNA 매각 공개입찰에는 로이드뱅킹그룹과 사모펀드 서버러스·TPG가 참여하고 있었다. 하지만 브렉시트 결정 이후 금융시장에서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사모펀드들이 입찰 참여를 포기하기로 방침을 굳혔으며 입찰가도 예상보다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MBNA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FT에 BoA가 예상했던 최종 낙찰가는 약 70억파운드였다며 “밤새 (MBNA의) 기업가치가 20~30%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BoA는 목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MBNA의 매각을 미루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5년 전에도 BoA는 MBNA의 아일랜드·스페인법인과 함께 영국법인 통합매각을 추진하다 금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이를 포기한 바 있다.

FT는 공개입찰이 무산될 경우 BoA가 브렉시트의 첫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를 운영하는 도이체뵈르제 간 합병 등 현재 진행 중인 다른 대형 M&A들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브렉시트로 기업활동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영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오즈번 장관은 이에 따라 ‘기업 하기 좋은 나라’라는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해 현행 20%인 법인세율을 15%로 인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즈번 장관은 이날 국민투표 이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해 “영국이 사업에 열린 나라라는 점을 서둘러 투자자들에게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법인세 인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의 구상이 실현될 경우 영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아일랜드(법인세율 12.5%)를 제외하고는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된다.

그는 아울러 법인세 인하 외에 △중국계 투자자금 유치 △은행 대출 지원책 마련 △노던파워하우스(북부지방을 기업 하기 좋은 지역으로 바꾸는 계획) 보강 △영국 재정신뢰도 유지 등의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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