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인기 팟캐스트 ‘시리얼(serial)’의 재조명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미국 한인 여고생 피살사건’에 대한 재심이 사건 발생 17년 만에 열린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순회법원은 1999년 한인 여고생 이 모양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아드난 사이드(35)의 재심요청을 받아들였다.
‘미국 한인 여고생 피살 사건’은 1999년 1월 사이드가 여자친구였던 이양을 목 졸라 죽인 뒤 인근 공원에 시신을 암매장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사이드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그는 16년 째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NYT는 이번 이번 재심 결정에 시리얼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시리얼은 언론인 새러 쾨니그가 제작한 논픽션 라디오 드라마로 사이드의 유죄판결에 의문을 품고 작년 10월 초부터 관련 내용을 매주 한편씩 배포했다. 시리얼은 영미권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여고생 피살사건은 16년 만에 주목을 받았다.
시리얼은 사이드가 범인임을 확정할 수 있는 물리적 증거나 목격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재판부는 사이드를 도와 이양 시신을 공원에 묻었다는 친구의 증언에 의존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양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에 학교에서 사이드와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한 다른 동급생 매클레인이 있었지만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또한 시리얼은 사이드의 변호사인 크리스티나 구티에레스가 충분한 변호도 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티나는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한 뒤 지난 2004년 사망했다.
사이드와 변호인단은 지난 2월 열렸던 재심 공청회에서 사이드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목격자의 증언을 포함한 새로운 증거들을 제시해 재판부의 재심 결정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LA중앙일보에 따르면 시리얼을 제작한 쾨니그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건을 알아 갈수록 무언가 공정하지 않았고, 이해할 수 없는 경우들이 많았다. 이러한 부분들이 나를 더욱 진실에 다가서려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얼은 1억뷰 이상 다운로드되며 영미권에서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고, 미국 사법시스템의 오류를 지적한 공로로 TV부문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바디상까지 수상했다.
/이효정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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